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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인터뷰 ]

우도, 수리수리 담수리≫展 인터뷰하다


Q1. 오늘 ≪우도, 수리수리 담수리≫ 전시회에 관한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시회 리플릿 서문에는 아트랩티 큐레이터 오현미, 황성림이라고 되어 있는데요, 우선 한 분씩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현미: 저는 아트랩티 대표를 맡고 있는 오현미라고 합니다. 큐레이터이면서 회사 대표이자 기획자입니다.
황성림: 저는 아트랩티의 책임 큐레이터 황성림입니다. 오현미 큐레이터와 전시 공동 기획을 했고 아트랩티에서는 큐레이터이자 이사입니다.


Q2. 아트랩티라는 회사 소속이신 거네요. ≪우도, 수리수리 담수리≫ 전시회에 대해 ≪제주는 섬이다≫ 구독자들이 알고 싶어 할 텐데요. 전시회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현미: 우도 담수장에 대한 이야기는 올해 2월부터 있었고 이 담수장을 대상으로 전시를 하는 고민은 올해 초부터 시작되었습니다. 3월과 4월에는 우도를 왔다 갔다 하며 주민들을 만나고 그러면서 전시 아이디어가 구체화되었습니다.
사실, 담수장 관련해서는 우도 안에서도 의견들이 많습니다. 공동 창고를 만들자, 문화시설로 만들자, 공동 상점을 넣어서 우도봉 아래서 주민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곳으로 하자, 영화관을 만들자 등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 이야기들을 조정한다거나 하나의 결론으로 가져간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우도에 사는 분들, 우도를 찾는 분들에게 이 버려진 공간이 어떤 공간이 될 수 있는지 그 n개의 가능성 하나를 보여드리자, 전시를 그렇게 만드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서 본 전시회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Q3.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잠깐 얘기가 있었는데, 이번 전시회 네이밍에 관한 뒷담화가 있었다고. 전시회 제목은 어떻게 지어졌는지요.

황성림: (웃음). 공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낡았잖아요. 저희가 이 오래된 공간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고 여기에 작품들이 들어와서 깃들게 하자는 의도였지만, 그렇게 깃들어서 이 공간 느낌이 마술처럼 뭔가 사람들에게 예술 공간이다, 라고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어 그러면 수리수리마수리!인 거야’라는 얘기가 나와서 ‘수리수리 담수리’로 하자’고 했지요. 이 공간을 수리한다는 뜻도 되고 마술처럼 ‘수리수리 담수리’로 부르면 좋겠다고 해서 이번 전시회 제목이 나오게 된 겁니다. 

우도 옛 담수화 시설(왼쪽)과 저수지

Q4. 저도 처음 포스터를 통해 전시회 제목을 접했을 때 ‘수리수리 담수리’라는 주문 같은 제목이 우선은 입에서 익숙하게 리듬을 주었던 것 같아요. 전시 콘셉트라고 하나요? 또는 전시를 만드는 방식이라고 할까요? 이 전시가 주목하는 바, 전시를 통해 알려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오현미: 저희가 공간을 보고 나서 전시를 기획한다고 했을 때 황성림 큐레이터나 저나 화이트 큐브 미술관에서 오래 일한 경험이 있었던 터라 ‘도전이 필요한 공간이구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화이트 큐브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작업을 할 때는 퀄리티(quality)에 대한 충분한 공부, 공간과 현장에 대한 충분한 리서치(research)를 거친 후 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전시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공간을 어떻게 바꾸겠다, 공간 자체에 색을 칠하고 조명을 넣고 벽체를 세우는 식, 쓰레기가 나오는 전시를 만드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공간에 우리가 들어와서 적응하는 방식으로 전시를 만들자고 큰 흐름을 잡았습니다. 전기가 없으니 공사를 해서 전기를 쓸 수 있게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전기가 없으면 해가 떠 있는 동안 전시를 보여주자, 그리고 전기가 있어야 하는 지하공간은 최소한만 들어가게 하자고 했지요.
사실 저희가 전시를 만드는 방식은 지금 기후 위기 시대, 코로나 시대에 제로 방식을 시도했고 제로 방식은 우리도 처음 시도하는 터라 전시 준비 과정은 도전의 시간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황성림 큐레이터에게) 힘든 점도 많지 않았나요?

황성림: 그랬죠. 오현미 큐레이터가 전기를 뺀다는 표현을 썼는데요, 보시면 살아있는 전기만 뺀 거예요. 저 천장에 보시면 다 죽어있고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느낌은 너무 낡았다, 그리고 바닥에 울퉁불퉁, 삐죽 나온 것들이 혹시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그런 측면에서 ‘정리’를 했죠. 일부 버려진 것들을 치우기는 했지만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은 작품에 재활용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반사경, 간판, 교통 표지판, 터빈 등인데 참여 작가들이 이러한 오브제를 작품에 이용하고 싶어 하였고 그렇게 활용을 하였습니다.
우리한테는 세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로컬리티, 즉 지역성이고, 두 번째는 환경에 관한 것, 세 번째는 층고가 높은 공간에서 오는 느낌이나 감흥입니다. 특히 화이트 큐브와는 다른, ‘날 것 같은 것’, 이런 것들을 사람들이 와서 뭔가 감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 이 세 가지가 본 전시의 콘셉트라고 생각합니다.

Q5. 세 가지 전시 콘셉트 중 지역성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을 텐데요, 우도가 가진 지역성의 어떤 측면에 집중하였나요? 또는 어떤 로컬리티를 활용하였는지 궁금합니다. 

황성림: 첫 번째는 전시 장소인 담수화 시설 자체가 역사가 있는 곳이니까, 이 담수화 시설의 의미를 생각하는 부분이 있고요. 두 번째는 참여 작가들이 모두 우도에 들어와서 머물면서 작품을 했다는 점입니다. 이진아 작가는 해녀의 도구나 쓰러진 나무를 가져와 작품에 사용하였고 장준석 작가는 우도에 2주일 이상 머물면서 버려진 것들을 이용하기도 하고 우도 동굴에 비치는 그런 것들도 보고 작품에 반영하였습니다. 지하에 설치된 우도콜렉티브의 영상은 저희가 우도 주민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들의 이야기가 반영되도록 했기 때문에 작품마다 로컬리티가 녹아있다고 할 수 있지요.

우도 옛 담수화 시설의 오래된 내부 공간

Q6. 우도콜렉티브에 대해 좀 더 상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오현미: 이 공간은 우도 과거의 일부인 담수화 시설이고 우도를 가꾸고 지키고 살려온 사람들이 우도 주민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해녀 사진을 찍는 작가가 참여하도록 섭외를 했지만 성사되지 않았고 저희가 우도에서 만난 팀으로 지금의 우도콜렉티브 팀을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업한 결과물 제목을 < 나의 우도, 너의 섬 >이라고 한 거고요.
프로젝트팀은 대표성을 띠는 주민, 대표성이 없는 집단 중에서도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분들, 예를 들어 은퇴 해녀분들, 묵묵히 일만 하는 분들, 과거 어떤 한 자리를 차지했던 분들 등 표본을 다양화하여 그분들이 생각하는 우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엄청난 양의 인터뷰 자료들을 가지고 황성림 큐레이터와 같이 녹취 전사 작업부터 내용 분류, 분석 및 재구성까지 진행하게 된 거지요. 사실 그 작업 과정이 지루하고 고통스러웠는데, 그 자료에 나동석 작가가 영상과 텍스트 스타일링, 편집을 가미하였더니 시각적인 결과물이 나오더라고요. 독립영화 감독인 남해정 피디도 인터뷰어들을 같이 만나면서 사진을 찍었고요.


황성림: 작품을 보시면 알겠지만 사진을 찍는 방법이 결과적으로는 잘 찍지 못한 사진이에요. 일부러 무심한 듯 툭, 툭, 툭, 툭 그렇게 찍더라고요. 그런 방식 때문에 인터뷰이들이 편하게 인터뷰에 집중할 수 있어 하시니까. 사진을 보시면 일반적인 작가의 작품이 아닐 정도의 퀄리티의 사진들을 모아 놓았고 특히 인터뷰이들이 본인 얼굴이 나오는 것을 싫어하시니까 찍어 달라는 것들에 대해서만 아주 무심한 듯 찍어서 얹게 되었습니다.


오현미: 다양한 이미지들이 스펙트럼처럼 쫙 펼쳐져 있다가 한 번씩 보이기도 하고 닫히기도 하고 그러면서 전체 우도의 어떤 모습을 형상화하는 영상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내용 분석 결과 주민들이 개발에 대한 관점도 다양하시구나 하고 느꼈어요. 제주 본섬과의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는 것에 대해서 의견을 들었을 때인데요, 섬이 섬의 기능을 하려면 다리가 있으면 안 돼, 아이가 아프면 당장 큰 병원이 있는 제주로 가야 하는데 배도 안 뜨지, 이 경우는 다리가 있어야 해, 그렇지만 다리가 생기면 치안이 걱정돼, 도항선에서 배당금이 나오는데 다리가 생기면 그것이 없어져 등 여러 가지 의견들이 한 가지 이슈에 존재하니 오히려 그 의견들을 하나로 나타내기보다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자는 의도에서 내용을 대화체로 구성하고 파도가 해변에 왔다 갔다 하는 방향으로 편집을 하였습니다.


Q7. 우도콜렉티브를 소개해 주셨으니 본 전시회 참여 작가 소개와 작품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황성림: 장준석 작가와 그의 작품 < 잉여의 꽃-섬에서 판타지리스 >를 소개해드리자면, 장 작가는 원래 판타지리스(fantasyless)라고, 꽃이라는 한글 작품을 자신의 조형으로 스타일화하는 방식으로 작품 활동을 해오셨어요. 저기 보시면 ‘꽃을 밟다’라고 해서 잔디 위에 깔아놓았는데요. 꽃을 밟는다는 의미가 이중적이잖아요. 작가가 올해 우도에 들어와서 보니 예전에 방문했을 때 느꼈던 우도와는 너무 다른 거예요. 예전 기억 속의 아름다웠던 우도를 생각하고 왔는데 마치 회색 섬으로 우도가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너무 개발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요. 그렇지만 그것은 이방인 혹은 방문객으로서 생각이지 우도에 사는 사람들은 이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는 거예요. 그런 면에서 판타지리스라는 건 ‘환상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판타지와 리스라는 어쩌면 상반된 의미의 두 단어가 조합되면서 무언가 하모니가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작업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요.
작가는 예전 ‘약품실’로 쓰였던 공간에 잔디를 깔고 그동안 방치되었던 터빈과 반사경을 활용하여 죽어있던 작품을 탄생시켰습니다. 창밖으로부터 들어온 햇빛이 바닥의 반사경에 비쳐 그 빛이 다시 천장에 투영되는 모습을 보면서 우도팔경 중 주간명월이 떠올랐고 그것에 착안해서 담수명월이라고 불렀어요. 이렇게 하모니를 이루는 것 자체가 바로 우도의 모습일 것이다, 환상이고, 환상이 없음이고 이 두 가지가 어우러졌을 때 기묘하면서도 미적인 뭔가가 나타나는 것들, 그런 것들을 추구해서 보여주고 있어요. 그리고 잉여의 꽃이라고 해서 본인이 그렇게 해오던 작품 중의 일부를 사람들과 공유하는 그런 것들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장준석 〈잉여의 꽃-섬에서의 판타지리스〉, 2020, 스테인리스 스틸, 폴리에틸렌, 잔디 등 혼합매체, 가변크기.

한석현 작가는 지난 9월 2일 제주를 강타한 태풍 마이삭으로 표선면 세화리에 쓰러진 구실잣밤나무 두 그루를 작품에 사용하였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천장에 설치가 되었는데요, 사슴뿔처럼 보이듯이 제목은 〈백록〉입니다. 

한 작가는 원래 베를린에서 ‘제3의 자연’이라는 작품을 통해 남과 북의 정원을 꾸미는 작업을 진행하였거든요. 그 작업의 연장선에서 제주 한라산에 있는 ‘백록담’과 백록담에 얽힌 전설들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마침 쓰러진 나무가 있었고 그걸 활용하여 보시는 바와 같이 공중에 매달아 작품을 이미지로 형상화한 것이지요. 작품 표면에는 우도의 바닷물을 끓여서 발랐어요. 바닷물이 건조되어 소금 결정체가 표면에 하얗게 드러나게 하여 백록 즉, 하얀 사슴(뿔)의 느낌을 주고자 했지요. 그게 바로 우도라는 지역과 본인이 기존에 해오던 작품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지점인 거죠.

한석현 〈백록〉, 2020, 구실잣밤나무, 5×15×5m.

오현미: 이진아 작가는 설치 작가로 데뷔한 게 마흔이 넘었다고 해요. 이분은 실을 가지고 뜨게로 떠서 무언가를 만들고 감싸는 행위를 통해 사물과 연결하는 작품을 주로 하는데요, 담수장의 원래 기능 즉, 짠물을 단물로 만들어내는 곳이라는 데 착안을 하여 그물을 짜셨어요. 고기를 잡는 그물은 사람 입장에서는 먹기 위해, 살기 위해 하는 행위이지만 물고기 입장에서는 죽임을 당하는 것이므로 삶과 죽음의 기능을 모두 가진 양의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 불명료한 경계선에서 느낄 수 있는 온기 같은 것, 예를 들어 작품이 보는 이로 하여금 느끼고 생각할 여지를 주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해서 뭔가 모호한 듯하면서도 형태를 가지고 바람이 불면 그 형태가 깨지기도 하는 가변적인 설치 작품을 제작하셨어요. 공간 중앙 안쪽에 보이는 골갱이, 장어잡이 도구, 낫 등 여러 도구는 죽음을 의미하는 도구인데 그것들을 실뜨게로 감싸서 도구의 원래 기능이 주는 날카로움을 없앰으로써 죽이는 기능 자체를 무화(無化)하는 거죠. < 죽이는 도구들 1 >과 < 죽이는 도구들 2 >라는 제목의 설치 작품입니다. 다시 말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지요.

공간 안쪽에 있는 작품은 제주에서 활동하는 디자인팀인 굿스굿스 MSG의 < 방향 >이라는 작품입니다. 원래 환경에 관심이 많은 프로젝트팀으로 이 공간이 제로 방식과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참여를 했어요. 사인물을 만들고 싶다고 해서 젊은 친구들의 감각으로 풀어낸 경우입니다.

굿스굿스MSG 〈방향〉, 2020, 폐 교통표지판, 혼합매체, 가변사이즈.

지하에 설치된 우도콜렉티브의 영상은 조금 전 설명 드린 바와 같이 우도를 담기 위해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어서 거의 연구에 가까운 인터뷰를 진행해서 나온 작품입니다. 우도콜렉티브에 방승철 작가의 음악 작업이 함께 했는데요, 작가는 처음 이곳에 현장 리서치를 왔다가 이 공간에서 받은 느낌, 본인이 해녀합창단을 지휘하면서 해녀들이랑 만났던 기억, 우도 사람들을 만났던 기억 모두가 ‘역동적’이었다고 해요. 원래 본인 스타일과는 조금 다르게, 리드미컬하고 일렉트리컬한 그런 분위기의 음악이 결과로 나와서 우도콜렉티브의 다양한 의견과 이야기들이 리듬과 멜로디와 어우러져 뭐랄까요, 로컬리티인데 약간은 촌스러울 수 있는 지점들이 녹아내리고 오히려 동시대성의 감성을 많이 담아낸 작품으로 탄생해서 참여한 저희도 ‘컬래보하기 너무 잘했다’고 하는 작품입니다.

홍선영: 저는 전시회 포스터를 접했을 때 음악 작품이 있어서 ‘과연 어떤 작품일까’ 하고 궁금했거든요.
이 음악이 전시랑 어떤 형태로 어우러졌을까 했었는데 < 나의 우도, 너의 섬 >은 화면을 읽고 있지만 우도 삼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고, 음악은 그 이야기에 큰 힘을 실어준다고 할까요. 새로운 물결 같은 게 밀려오는 느낌 같은 것이요.

‌우도콜렉티브 〈나의 우도, 너의 섬〉, 2020, 2 채널 비디오, 16' 20", 가변크기, 방승철 〈아일랜드 코러스〉, 2020, 음악, 4' 06"

Q8. 지난 3월부터 본 전시가 있기까지 회의, 워크숍, 현장 리서치, 주민 인터뷰 등 많은 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과연 그 과정들에서 앞으로 이 공간의 운명이라든가 미래라든가 그런 어떤 것을 감지할 계기나 기회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오현미: 여기는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정해진 공간이 아니었다는 말씀은 드렸고요. 뭐가 되기로 정해지고, 그런 자원이 확보된 공간도 아닙니다. 심지어 우도면에서는 이곳이 리모델링 되어야 하는데, 라는 말씀을 계속하시고 있고요.
우리가 여기서 작업을 하니까 (놀라서) ‘여기서요?, 여기서 뭘 하세요?’ 처음에는 이런 반응이었어요. ‘여기서 뭘 할 수 있다고’ 하시다가 공간이 지금처럼 바뀐 것을 보고 제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다들 기분이 좋아서 돌아가시더라고요. 면사무소 관계자들께는 유리창, 전기 등 저희가 계속 협조를 구했으니까. 심지어 화장실 고쳐 달라, 물 나오게 해 달라 등등요.
그랬을 때 사실 저희 전시가 줄 수 있는 것은 여기가 꼭 상업 공간이 되지 않아도 충분히 사람들에게 어떤 감동이나 기분 좋은 이벤트를 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고 그렇다면 이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 우도 콘텐츠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전시를 통해 드리는 거죠. 전시로 그렇게 말걸기를 하는 거고요. 여기에 대해 주민들이 ‘아, 공간이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 그러면 이때까지 우리가 나름 상상해왔던 공간이 아닌 다른 공간을 상상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이 전시가 어떤 옵션을 제공하는 거고. 그래서 조금 더 다양하게 보시고 이 공간에 대해 그 용처를 결정하기 전까지 이 전시와 같은 경과적인 이벤트를 계속 쌓아가면 좋겠다고 하는 게 기획자 입장이지요.
기획자 입장에서는 이 공간을 그렇게 보는 것이고 문화도시 제주 입장에서도 이 공간을 무엇으로 확정짓기에는 아직은 없는 게 많은 상태예요. 인적자원, 화폐자원 모두 부족한 상황이죠. 이러한 조건에서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실천은 이런 아카이브들을 하나씩 쌓아가서 설득력 있는 데이터로 자원을 확보할 근거를 마련해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인 것 같아요. 이 전시는 그런 순기능을 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현미, 황성림 큐레이터 인터뷰 현장

Q9.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 전시회를 보러 오시는 분들이 우도 삼촌들부터 관광객까지 다양할 텐데요. 혹시 그분들에게 관람 혹은 관전 포인트로 조언해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황성림: 보시는 바와 같이 처음에는 이 거친 공간이 편안하게 다가오지 않겠지만 체험한다는 생각으로 관람하셨으면 합니다. 작품을 대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작품 사이를 걸어 다니면서 그 자체를 충분히 즐기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홍선영: 네. 전시회 오프닝으로 바쁜 일정에도 오늘 ≪우도, 수리수리 담수리≫ 관련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사진: 김윤정

홍선영

문화관광을 공부하였고 제주에서 공동체기반 축제를 기획하고 구현하는 일을 주로 한다. 요즘 주목하는 화두는 ‘내가 살고 싶은 도시, 시민으로서 나의 역할’이다. 환갑이 되기 전에 시민들과 같이 ‘손 자파리 행렬(핸드메이드 퍼레이드)’이 주축이 되는 작은 축제를 만들고 싶어 한다.